[사설]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제시된 기술발전에 따른 사회변동의 핵심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로봇공학, 나노기술, 3D 프린팅, 유전학, 생명공학 등 이전에는 단절되어 있던 분야가 경계를 넘어 융복합을 통해 발전해 가는 ‘기술혁신’의 패러다임”이 이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초연결성’‘빅데이터’‘인공지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클라우드 기술,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7일 공개된 2017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대학은 대부분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융복합의 새로운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한 특징이 있었다. 최근 EBS의 방송 '다큐프라임'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대혁명’이라는 기획을 통해 변화의 주도자로서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갈 창의적인 융합형 인재의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제4차 산업혁명의 담론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변화를 인류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직면하고 있고, 그 변화에 대처하는 중심에 대학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우리 대학의 대응은 어떤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PRIME, 이하 프라임 사업)' 유치로 공과대학을 출범시켰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학교의 주된 고민은 프라임 사업 종료 후 공과대학을 유지할 재원 마련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듯하다. 숙명공동체 안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 화두인 ‘융합형 인재’의 양성을 위한 논의가 더 공개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 대학의 장점을 극대화 하는 선택과 집중의 융복합 교육의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하다. 세계경제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이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사회적 참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제기한 바 있다. 숙명이 특화할 수 있는 여성 이슈, 여성 교육과 관련한 영역에서 융복합 교육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축적해 온 인문학, 사회과학 분야의 교육기반은 디지털 기술과 연결하여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중요한 동력이다. 인문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교육, 이공계 학생들의 성향에 맞는 인문학 교육을 마련하도록 더 다양한 수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교양필수 교육과정에 융복합에 필요한 수학, 통계학, 코딩 분야의 기초 과목을 추가하는 것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초연결’ ‘초지능’ 시대에 걸맞는 획기적인 수업 방식의 개선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본부가 조금 더 바쁘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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