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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비어스 웨딩

기사승인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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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습니까?” 주례사의 평범한 말이 이어지는 익숙한 결혼식장. 분명 신랑, 신부의 첫 결혼식이지만 많이 본 듯한 장면일 것이다. 똑같은 예식장에서 신랑, 신부만 바뀌어 진행되는 ‘공장식’ 결혼식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찾아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신랑과 신부의 이야기를 담아 특색 있는 결혼식을 만들어주는 ‘비어스 웨딩(Beus Wedding)’이다. 본지 기자는 비어스 웨딩의 이사 황미영(여‧25) 씨를 만나 특별한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비어스 웨딩Beus Wedding)의 결혼식 모습 / 결혼식장에 비치된 소품 / '사랑의 서약서' 작성하기 체험

추억을 가득 담은 결혼식을 선물해드립니다

단순히 고객에게 메이크업, 웨딩홀 등의 업체를 소개해주는 다른 기업과 달리, 비어스웨딩은 결혼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과 함께 기획하고 책임지는 디렉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황 이사는 “결혼 시장에 존재하는 높은 가격, 허례허식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람들이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비어스 웨딩의 목표예요”라고 말했다. 이런 목표를 가진 비어스 웨딩의 주된 사업은 ‘스몰 웨딩(Small Wedding)’이다. 황 이사는 비어스 웨딩에서 지향하는 스몰 웨딩에 대해 “단순히 최저가 결혼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에요”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하는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가성비 좋은 결혼식을 디렉팅 해주는 비어스 웨딩의 차별점은 신랑과 신부의 만남, 연애 등 그들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결혼식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황 이사는 “신랑, 신부의 연애 과정을 듣고 난 후 내용을 구상하며 세부 상담을 진행해 전체적인 결혼식의 방향을 잡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외에도 외국의 결혼식 문화를 벤치마킹하거나 다양한 관련 자료를 참고해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요”라고 덧붙였다.

각 커플들의 이야기를 결혼식에 담아내다보니 비어스 웨딩에서 디렉팅한 결혼식은 서로 다른 각각의 특색을 지닌다. 황 이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결혼식에 대해 “신랑과 신부가 처음 만난 장소인 펍(Pub)에서 진행한 결혼식이 기억에 남아요”라며 “‘맥주 좋아하세요?’라는 말로 인연이 시작된 신랑, 신부에게 특별한 장소였죠”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황 이사는 “신랑의 취미가 사물놀이인 점을 활용해 결혼식에서 사물놀이 패와 함께 신랑이 입장했어요”라며 “결혼식 음악은 신랑, 신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미녀와 야수」의 배경음악을 사용했죠”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비어스 웨딩이 진행하는 결혼식은 혼인 서약서도 남달랐다.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일반적인 혼인 서약서와는 달리 ‘맥주 좋아하세요?’라는 둘의 첫 만남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신랑, 신부가 함께 작성했다. 황 이사는 비어스 웨딩만의 강점에 대해 ‘신랑, 신부 각자의 추억에 맞는 결혼식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꿈에 그리던 결혼식, 현실이 되다

신랑, 신부의 추억을 살려 결혼식을 진행하는 비어스 웨딩에서 행해지는 또 다른 특별한 결혼식은 바로 ‘꿈의 결혼식’이다. 꿈의 결혼식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결혼식 소외 계층’을 위해 결혼식을 열어주는 프로젝트다. 평균적으로 결혼식에 필요한 비용은 약 1,800만원 정도다. 하지만 허례허식을 생략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다. 꿈의 결혼식은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해 결혼식 소외 계층에게 결혼식을 무료로 진행해 준다. 황 이사는 “꿈의 결혼식은 가성비 좋은 결혼식을 추구하는 비어스 웨딩의 설립 취지에 알맞은 프로젝트죠”라고 설명했다.

연중 1회 이상 진행되는 꿈의 결혼식은 비어스 웨딩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비어스 웨딩과 연결돼 있는 자활 센터, 장애인 복지 재단, 다문화 가정 센터 등에서도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면접을 본 후 최종 선발된 부부가 꿈의 결혼식의 주인공이 된다. 황 이사는 “신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결혼식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어요”라며 ‘진정성’이 선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꿈의 결혼식은 결혼식 소외계층에게 삶의 원동력과 가정생활의 활력을 준다. 황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다문화 가정의 여성과 남성들은 신랑, 신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꿈의 결혼식을 통해 그들이 신랑, 신부로 인정받고, 위축됐던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황 이사는 대학생 때의 봉사활동 경험을 통해 비어스 웨딩의 창업을 계획했다. 다문화 가정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그녀는 센터 내 많은 다문화 부부들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다문화 가정 여성이 중매업체를 통해 한국으로 오기 때문에 결혼비자를 위한 ‘형식상’의 결혼식만 경험할 뿐 제대로 된 결혼식을 치러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학교 선배와 특별한 결혼식을 진행해주는 창업을 구상해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문화 가정만을 대상으로 진행 했다. 하지만 황 이사는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결혼식 소외 계층이라는 것을 깨닫고 범위를 넓혀갔죠”라고 덧붙였다.

큰 포부를 갖고 사업을 준비했지만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황 이사는 “비어스 웨딩은 웨딩 컨설팅을 하는 다른 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결혼식을 준비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라고 말했다. 일반 웨딩 컨설팅을 하는 기업에서는 신랑, 신부에게 담당자를 연결해주고, 스케줄 관리를 도와주는데 그치는 반면 비어스 웨딩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랑, 신부와 함께한다. 황 이사는 “신랑, 신부의 특별한 사연에 맞춰 매번 결혼식 구성을 새롭게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예식장에서 하는 결혼식은 똑같은 공간에서 신랑, 신부만 바꿔서 진행하기 때문에 많은 부부의 결혼식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비어스웨딩은 부부만의 특별한 장소에서, 그들의 연애 이야기가 담긴 결혼식을 구상해 진행하다보니 준비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황 이사는 “이러한 점들이 바로 다른 결혼식과는 차별화된, 사람들이 비어스 웨딩으로 향하게 하는 요소”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여러 풍파를 겪었지만 황 이사는 지금의 비어스 웨딩이 존재할 수 있는 비결로 ‘고난을 원동력으로 삼았던 태도’를 꼽는다. 창업 당시 3명이었던 운영진이 2명으로 줄어든 것도 비어스 웨딩에는 큰 난관이었다. 황 이사는 “운영진 중 한명이 다른 곳에 취업해 퇴사하게 됐어요”라며 “부재로 인한 공백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치고 버텼죠”라고 말했다.
 

특별한 결혼식, 행복한 가정으로의 첫걸음

비어스 웨딩에선 꿈의 결혼식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황 이사는 스몰 웨딩에 대한 통념과 비어스 웨딩 사이의 견해 차이를 개선하고, 스몰 웨딩 문화를 알리고자 노력한다. 비어스 웨딩은 이와 관련된 강의와 전시회 및 박람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비어스 웨딩은 종로구에 위치한 인사동 1길에서 ‘수상한 오동나무집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총 9개의 사회적 기업과 함께 합동 전시회를 진행했다. ‘오동나무댁’이라는 가상의 연인이 꿈꾸는 스몰 웨딩을 선보인 전시회에선 꽃길, 신부 대기실, 사진 찍는 공간 등을 통해 결혼식의 기획 과정부터 진행되는 모습까지 모두 구경할 수 있었다. 또한 비어스 웨딩은 다음달 7일(토) 렛츠런 파크 서울에서 열릴 ‘커플런(Couple Run)’ 행사에 동참해 연애 및 결혼과 관련된 사람들의 고민해결에 도움을 주는 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커플런은 연인들이 함께 마라톤을 하면서 스탬프를 찍는 이색적인 데이트를 할 수 있는 행사다. 그곳에서 비어스 웨딩은 스몰 웨딩의 하객이 돼보는 체험 부스, 웨딩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부스, 스몰 웨딩에 관한 상담을 진행하는 부스를 운영한다. 황 이사는 “이런 활동들을 체험함으로써 예비 신랑과 신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그들이 진정으로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비어스 웨딩은 부부와 하객이 모두 행복한 결혼식, 더 나아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비어스웨딩은 상담 부스에서 부부로서 서로 존중하는 법과 준비된 엄마, 아빠가 되는 방법을 알려줄 계획이다. 황 이사는 “비어스 웨딩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은 커플들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장기적인 결혼생활 코칭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결혼식’이 행복한 가정의 출발점이라는 그녀는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결혼 시장 내의 가격과 허례허식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결혼 시장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비어스 웨딩은 오늘도 신랑,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위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 비어스 웨딩(Beus Wedding)의 이사 황미영(여‧25) 씨

위혜리 기자 smphl94@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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