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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한달

기사승인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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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숙케치]

이번 겨울, 지금까지의 시간들 중 가장 특별한 한 달을 제주에서 경험했다. 이는 대학교 첫 일 년을 마무리 할 즈음, 갑작스레 밀러 온 회의감에서 시작되었다. 크게 하고 싶은 일이 없었기에, 오로지 장래성만을 생각하며 고른 학과의 공부가 막막했고, 항상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졌던 내게, 약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막연히, ‘쉬기 위해’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제주도였지만 많은 것을 얻은 장기여행이 되었다.

도착한 후에는 하루, 이틀, 한 주. “행복하다”는 말이 습관적으로 나오는 나를 발견했다. 서울에서 ‘기분 좋음’의 얕은 감정보다는, 정말 마음 깊이 느껴지는 행복이었다. 5분, 10분의 자투리 시간도 소중히, 효율적으로 써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유명한 장소들만 도장 깨기 하듯 다녔던 나를, 한 발 떨어져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남들과 똑같은 곳을 다니고, 추구하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조용하고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제주도에 내려와서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며 사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간의 여행과는 정말 다른 기분이었다. 많은 것을 짧은 시간동안 봐야하는 여행과는 다르게 여유롭게 걸어 다니고 카페에 앉아 소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가만히 우두커니 서서 예쁜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없던 나만의 ‘리스트’가 생겼고, 내가 사랑하는 공간에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이 가득 찼다. 다들 자주 뵙게 되니 따뜻한 차 한 잔, 달달한 쿠키 하나, 따로 챙겨주셨는데 그 마음만으로도 따뜻한 느낌이 마음속에 퍼졌다. 제주도에는 좋은 사람이 많았다. 가게 사장님들, 같이 생활하던 스텝 언니오빠들. 모두 서울에서 똑같이 살던 사람들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제주도에서 돌아와 원래 생활로 돌아온 지금, 잠시 꿈을 꾸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하며 보고 배운 것이 많았고 지낸 한 달간의 기록을 노트 한권에 소중히 기록했다. 매일의 기록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잘하고 그 점을 앞으로 어떻게 잘 활용할지에 대한 생각들이 정리되었다. 지금은 미래에 대한 막연함도 조금은 사라졌고, 나에 대해 집중하는 시간이 되었기에 제주에서의 한 달이 내게 앞으로 살아가는 단단한 기둥이 되어줄 것 같다.
 

송하경 (IT공학 17)


 

숙대신보 shinbosa@sm.ac.kr

<저작권자 © 숙대신보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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