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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위생등급제, 위생 수준에 등급을 매기다

기사승인 201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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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야 위생에 대한 걱정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을까?’ 이용하는 음식점마다 머리카락, 철수세미 조각 등의 이물질이 나와 곤란했던 A 학우는 점심시간 때 늘 고민에 빠진다.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하고 음식과 함께 먹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외식이 꺼려지기도 한다. A 학우는 음식점의 위생상태가 짐작되지 않아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 개방형 주방으로 이뤄진 음식점을 자주 이용하지만, 식재료의 위생상태처럼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걱정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학우들이 바라본 본교 앞 음식점의 위생상태
본교가 위치한 용산구 청파동 부근 음식점의 위생관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미흡하지 않다. 김계임 용산구청 보건위생과 주무관은 “어촌과 같은 특수성이 있는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식품위생법에 의해 동일하게 관리되고 있어 모든 지역의 위생상태는 비슷하다”며 “대학가 근처는 유동인구가 많아 조금 더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우들은 본교 주변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본지는 음식점의 위생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일(화)과 2일(수) 이틀간 숙명인 5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신뢰도 95%, 오차범위 ±1.8%p)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595명 중 절반이 넘는 학우가 본교 주변 음식점 위생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본교 주변 음식점의 위생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67.1%(399명)의 학우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본교 주변 음식점의 위생상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최아란(역사문화 16) 학우는 “본교 근처의 음식점은 위생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층인 학우들이 있기 때문에 위생문제가 제기돼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영(소프트웨어 17) 학우는 “음식점에서 이물질이 묻은 포크를 받아 교체를 요청했는데, 교체된 포크에도 이물질이 묻어있어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며 “눈에 보이는 식기류조차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과 위생상태가 비슷함에도 학우들이 본교 주변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육안으로 보이는 음식점의 위생상태 때문이다.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은 식재료의 유통기한, 주방의 위생상태, 종업원의 위생상태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학우들이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파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식기류(수저, 접시, 물컵 등)의 세척상태’와 ‘주방의 위생상태’가 응답자 586명 중 각각 51.4%(301명), 26.3%(154명)로 가장 높게 나왔다. 눈으로 쉽게 위생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들이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이다. 

학우들이 조리과정이 공개되는 개방형 주방을 갖춘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학우는 “개방형 주방은 위생상태를 파악하기 용이하다”며 “개방형 주방으로 된 음식점은 위생관리에 대해 믿음이 간다”고 설명했다. 최 학우도 조리과정과 위생상태가 소비자에게 드러나 신뢰가 가는 것이 개방형 주방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주무관 역시 “소비자가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뿐이다”며 “개방형 주방이 있는 음식점을 이용하는 것이 음식점의 위생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위생상태를 알 수 있는 부분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뿐이다.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없는 식재료, 주방 등의 위생상태까지 확인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음식점 위생등급, 까다로운 평가를 거쳐 지정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음식점의 위생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19일(금)부터 ‘매우 우수’ ‘우수’ ‘좋음’의 세 등급으로 구분되는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적용되는 대상은 음식류의 조리·판매뿐만 아니라 주류까지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음식점이다. 주류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등의 휴게음식점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음식점이 위생등급을 지정받기 위해서는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식약처나 시·도 또는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에 희망하는 위생등급 지정을 신청해야 한다. 위생등급의 평가는 평가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 위탁된다. 평가를 위탁받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평가자는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1인과 함께 2인 1조로 음식점의 등급부여를 위한 현장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는 ▶기본분야 ▶일반분야 ▶공통분야로 나뉘어있다. 기본분야는 식품위생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일반분야는 객석, 객실, 조리장, 종사자의 위생과 관련된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공통분야는 장기간 음식점 운영여부 등을 평가하는 가·감점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등급별 항목에 대한 평가 결과가 85점이 넘으면 신청한 위생등급을 지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19일부터 올해 4월 30일(월)까지 위생등급 지정신청을 한 음식점은 5,113개소에 달하지만 평가를 거쳐 위생등급을 지정받은 음식점은 5분의 1도 되지 않는 934개소에 그칠 만큼 음식점 위생등급은 까다로운 평가항목을 통해 정해진다. ‘매우 우수’ 등급은 97개, ‘우수’ 등급은 86개, ‘좋음’ 등급은 71개의 항목을 평가받아야 한다. 이렇듯 까다롭고 구체적인 평가항목으로 음식점 위생등급제도는 음식점의 위생상태에 대한 높은 신뢰성을 구축했다.

김 학우는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통해 눈으로만 짐작하던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음식점 위생등급제의 효과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지난해 9월 ‘우수’ 등급을 지정받은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쿠치나(La Cucina)’의 김병주 주방장은 “소비자들에게 위생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위생등급 지정을 신청했다”며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우리의 신념이 위생등급을 통해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렵게 지정된 위생등급, 부족한 소비자 인식도
음식점 위생등급제의 세세한 평가 항목 덕분에 위생등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위생등급제는 음식점의 위생등급에 대한 척도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항목으로 인해 위생등급을 지정받은 음식점의 수가 많지 않아 음식점 위생등급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용산구에 위치한 일반음식점 4,668개 중에서 음식점 위생등급 지정신청을 한 음식점은 단 17개소뿐이고, 이 중 9개소만이 위생등급을 지정받았다. 이마저도 대부분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처럼 본사를 통해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음식점이었다. 라쿠치나의 김 주방장은 “위생등급 신청을 할 때 신청 절차가 복잡해 평가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김 사무관은 이에 대해 “평가항목과 신청 절차가 복잡해 신청이 까다롭다는 의견도 있다”며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의무제가 아니라 영업자의 자율적인 신청으로 이뤄지다 보니 이러한 불편함이 문제점으로 여겨져 참여가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위생등급제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 또한 미미한 편이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595명의 학우 중 23.2%(138명)에 해당하는 학우만이 ‘예’라고 답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시행된 지 약 1년이 지났지만, 위생등급제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돼 매출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쿠치나의 김 주방장은 “음식점 위생등급을 지정받고 난 뒤 음식점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거나 음식점에 대한 손님들의 관심이 커지지는 않았다”며 “음식점을 방문하는 손님들 중 아직까지 위생등급제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에 대한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식약처는 지난달 24일(화) 일부 평가항목을 개정했다. 일반 분야의 소비자 만족도 항목에서 위생과 연관성이 적은 ‘객석 종사자의 소비자 응대 방법’ 항목을 삭제했다. 또한 공통 분야에서도 위생과 관련이 적은 4가지 항목, ‘종사자 복지혜택 제공 여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험 등 가입 여부’ ‘소비자 대기 공간 제공 여부’ ‘개인물품 보관시설 구비 여부’를 삭제했다. 위생과 관련된 항목들만을 위주로 평가해 보다 효율적으로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운영하기 위함이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음식점의 위생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음식점의 위생상태에 대한 정확한 척도를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 식약처의 김 사무관은 “위생등급을 지정받은 음식점의 영업자 또한 소비자의 신뢰도 향상을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음식점 위생등급제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실시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위생등급제는 보완을 거쳐 더욱 완전한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가람 기자 smphgr9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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