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혜숙 전 주간교수(2004.03~2006.08)
숙대신보 주간을 맡았던 이천년 중반에는 신자유주의 담론이 요동을 쳤던 시기였다. 그래서 요구돼 졌던 것이, 영상시대가 도래하는데 문자가 필요한가? 그러니 종이신문을 인터넷신문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들이 팽배했다.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문자도 남아있고 종이신문도 건재하다.

또한 당시에 숙대신보는 사회적 이슈와 정치적 논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숙명 구성원의 공동관심사와 다소 유리된 단점이 있었다. 그 때의 필자는 숙대신보가 구성원을 위한 정보와 소식을 좀 더 다루기를 바랐다. 예를 들면, 교수님들의 수업 방향과 특색, 취업정보, 식당메뉴, 학교행사 소개 같은 것이었다. 근래 숙대신보를 보면서, 그 부분이 많이 해소됐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의 숙대신보는 토픽이나 초대인물을 선정할 때, 다소 대중성과 대중문화에 치우쳐 있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는 시대정신을 일깨워주는 철학이나 문학 또는 고전에 대한 소개와 재평가 등을 강화해 주면 좋겠다. 청년시절에 접한 고전과 철학, 문학은 한 개인의 인생관과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주며, 또한 인생의 버팀목이 돼주기 때문이다.


문시연 전 주간교수(2008.09~2012.03)
필자는 2008년 9월 숙대신보 주간으로 부임하여 3년 반 동안 재직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신보 기자들과 하얗게 밤을 새우며 신문을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인쇄소 마감 시간에 조바심이 나 기자들에게 기사 마감을 독촉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기사 독촉대상이 되어 이 글을 쓰게 되다니...

신보사주간이 되면서 필자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판형 변화다. 숙대신보를 포함해 당시 대학신문들은 대판(大版)이었다. 대판과 타블로이드판의 중간 형태인 베를리너판은 기존의 대판 신문의 72% 정도로 크기가 작아 우선 휴대하기 편하고,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보다 편리하게 뉴스를 읽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중앙일보가 2009년 3월부터 판형 변화를 하였으니 그런 의미에서는 2008년 2학기부터 이 판형을 채택한 우리 신보가 선구자적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淑大新報라는 한자 글씨체도 좀 더 젊고 세련된 한글로 변경해보고자 여러 디자인을 제시해보았으나 당시 우리 기자들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2018년, 10년이 더 흘렀지만, 여전히 淑大新報인 채로 받아보고 있다. 주변의 모든 것이 급변하는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이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판형을 바꾼다는 것은 형식뿐만 아니라 기존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나름의 새로운 혁신과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부임하면서 학교의 문제점들도 당연히 취재하고 비판하지만, 대학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인물들과 기사들을 발굴하도록 독려했다. 기사가 대안 제시 없이 문제점들만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균형감을 가지며,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면서 차갑지만은 않은 따뜻한 지면도 있기를 바랐다.

기자들과 치열한 토론 끝에 기사가 작성되고 인쇄물로 나오게 되는 월요일 오전 첫 출근길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봐도 보이지 않던 오타나 성명 등의 오류가 왜 월요일 오전에만 보이는 것인지... 정정 보도 나갈 일 없이 챙기는 것도 큰일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만든 신문이었건만, 어느 해인가 신보창간특집호에 싣기 위해 한 앙케트 조사에서 숙명인이 가장 즐겨보는 코너가 ‘금주의 식단’이라니... 억장이 무너져. ‘우리가 이러려고 기사를 썼나’ 하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진 적도 있었다.   

신보에서 보낸 시간과 열정은 애정으로 남아 직업 아닌 직업병처럼 매주 월요일이면 신보를 집어 든다. 그때보다는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신보를 접하지만, 여전히 1면 기사를 볼 때면 긴장하고 보게 된다. 이전에 없던 QR코드, 페이스북 주소를 보면서 세월을 느끼지만, 늘 오늘도 학교에 큰일이 없기를, 학생들의 불만, 민원사항들이 다 해결될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습관이 되었다. 학업과 취업 준비만으로도 힘든 우리 학생들인데, 취재하고 기사 쓰느라 동분서주하는 신보 기자들, 늘 뒤에서 응원합니다.


김흥렬 전 주간교수(2012.03~2013.08)
숙대신보 주간교수로서 기자들과 매주 금요일 편집의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오늘날 미디어는 공유와 소통의 장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고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대학 언론기구로서 숙대신보는 ‘어떤 역할로서 독자인 숙명 구성원들과 공존해야 하는가?’를 5년 전처럼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학내외 독자들에게 균형 있는 정론(正論)으로 과연 어떻게 펼치고 전달해 왔는지를 이 기회에 되 짚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언론으로서 학내외 이슈에 정론(正論)과 균형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대내외적 다양한 논점과 이슈들, 그리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등을 심도 있게 짚어보고 전달하거나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숙대신보가 늘 지향해야할 목표이자 정신과 책임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주간을 맡았던 2012년~2013년은 우리 대학 내 구성원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 있었고 자칫 숙대신보가 균형을 잃을 수 있었던 환경이었지만 오로지 사실과 객관적 시각으로 우리 기자들과 지면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했던 시기다. 이것이 바로 끊임없이 학내외의 다양한 문제를 객관적이고 심도 있게 분석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숙대신보 기자정신 이였고 그 전통을 최근 받아본 2018년 제1354호 지면 곳곳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변화를 통해 독자에게 다가가는 숙대신보가 돼야 한다. 그러나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즉 미디어의 변화는 대학 언론에게도 큰 숙제이며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미디어의 순발력에 인쇄신문은 독자들에게 점점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2012년에도 숙대신보는 일간지의 주말섹션과 같이 심도 있는 기획기사와 콘텐츠로 변화를 시도하고 SNS 등을 보조도구로서 활용해 실시간 정보와 차별성을 갖고자 하였으나 콘텐츠의 한계, 짧은 취재시간, 인력부족 등의 벽으로 변화의 어려움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2018년에도 그 벽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지면이 과거 12면에서, 8면으로 축소돼 변화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심도 있게 담기는 물리적으로도 다소 아쉽다.

숙대신보가 창간된 지 63년의 시간이 흘렀다. 긴 역사만큼 전통과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에도 대학언론으로서의 중요한 정론의 역할과 동시에 시대변화를 담아내는 콘텐츠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육성희 현 주간교수(2018.09~)
숙대신보는 1955년 10월 25일 창간된 이래 올해로 63주년을 맞았다. 한국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겪으면서 숙대신보는 정치·사회·문화를 비판하고 개혁과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정신을 담아왔다. 하지만 1980년대 민주화와 1990년대 문민정부의 등장 이후로는 그동안 누렸었던 관심의 열기가 계속해서 식어가는 형국이다. 캠퍼스 곳곳에 비치된 가판대에 시일이 지나도 쌓여있는 숙대신보를 볼 때마다 오늘날 대학신문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심정이다. 

숙대신보의 축소된 입지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인터넷 환경은 정보를 생산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학생들이 학내 정보조차도 온라인·모바일 환경의 매체를 통해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활자는 많은 부문에서 이미 이미지와 영상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으며, 숙대신보의 주 독자층인 학생들은 취업난이 고조되면서 관심의 대상이 사회에서 개인으로,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진 지 오래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개인화된 성향과 넉넉지 못한 재정 지원은 학생기자들의 지원 감소로 이어지고, 소수의 신보사 인적 구성은 신문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이러한 위기는 전체 대학신문의 위기이며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동안 숙대신보는 지면 주제, 전체 레이아웃 및 디자인, 홈페이지를 학생친화적으로 수정하고 관리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쉽게 극복되지 않는 위기 속에서 여전히 걸 수 있는 희망은 콘텐츠 개발과 독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이다. 급변하는 학생들의 요구와 소통방식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유연하게 반응하면서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더불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소통하는 대화의 장이 돼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 웹진의 적극적인 활용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대학신문의 매체적 변화는 현대의 사회변화에 불가피한 현상이기도 하다. 콘텐츠 개발과 언론 매체의 변화를 통해 학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야말로 학업생활 중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숙대신보를 제작하는 학생기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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