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관 1층 여자 화장실 내 설치된 위생용품 자판기에 제품 한 개가 걸려 다른 제품들도 구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자판기는 이러한 상태로 약 2주째 방치돼 있다.

본교 내 여자 화장실에는 20여 개의 위생용품 자판기가 설치돼 있으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판기의 ▶잦은 고장 ▶오염 우려 ▶걸림 현상 ▶수량 다름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고장시 연락할 연락처조차 부착돼 있지 않다. 실제 본지 기자가 교내 위생용품 자판기를 직접 이용해 봤다. 명신관 내 자판기에서 구입한 제품의 포장 면에는 먼지가 묻어 있었고, 진리관 내 자판기는 제품이 걸려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월)부터 진리관 1층 여자 화장실 내 설치된 자판기에는 제품 한 개가 나오지 않고 걸려있었다. 자판기를 이용한 적 있는 오은비(아동복지 17) 학우는 “동전을 넣어도 제품이 나오지 않은 적이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연락할 곳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학교 밖에서 구매해야 했다”고 말했다.

자판기마다 판매 금액도 다르다. 현재 대부분의 자판기에는 같은 제품이 1개에 300원, 2개에 500원이지만 명신관에 위치한 한 자판기에는 제품의 개수와 상관없이 1개에 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자판기 위탁관리 업체 측은 “진열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품 수량에 맞게 나오지 않는 경우 바로 환급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위생용품 자판기는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결제방식의 불편함과 유해물질 파동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우는 “유해물질 파동 이후 위생용품 자판기는 급한 경우에만 사용한다”며 “카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동전으로만 결제하는 방식의 불편함 또한 이용을 꺼리게 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관재팀 관계자는 “카드사용이 가능한 기계의 경우 예상 수익에 비해 설치 비용이 부담돼 설치하고자 하는 업체가 없다”며 “설치하더라도 업체 임대료보다 높은 전기세가 학생의 등록금으로 모인 운영비에서 추가 지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악순환은 타 대학도 마찬가지다. 이화여대는 학교가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직접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이화여대 생협 관계자는 “유해물질 파동 이후 이용률이 저조해 자판기 철거 후 생리대함을 설치해 비상시 사용 후 채워넣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 역시 생협에서 관리를 담당하며 자판기를 철거하고 ‘양심 생리대함’을 설치해 시범운영 중이다. 이는 연세대 생협이 적정량을 채워놓으면 필요한 학생이 가져다 쓴 후 자발적으로 다시 채워놓는 방식이다. 권훈 연세대 생협 과장은 양심 생리대함 설치에 대해 “제품 사용량에 비해 반환율은 저조하다”면서도 “과거 자판기 관리비용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심 생리대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이용률은 자판기를 이용한 경우 보다 높다”고 전했다.

현재 본교 자판기 관리는 위탁관리 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다. 관재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품 소진이 빨라 업체가 1, 2주에 한 번씩 방문했으나 현재는 3주에 한 번 정도 방문한다”며 “단가 상승과 판매량 저하가 적자 상태로 이어져 업체측 역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관재팀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제품이 오염될 우려에 대해 업체에 조치를 요구하고 자판기에 관리자 연락처와 고장시 대처방안을 부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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