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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을 닮은 특별한 물건

기사승인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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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아이돌(Idol)’을 담아낸 물건이 나와 함께한다. 아이돌은 기획사에 의해 육성돼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가수를 뜻한다. 아이돌의 공연을 응원하기 위한 응원봉부터 침대 맡에 놓인 작은 인형까지,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아이돌 굿즈(Goods)’라고 부른다. 아이돌을 응원하는 것을 넘어 그들을 상징하는 물건을 소비하는 것 역시 팬들의 일상이다. 아이돌 굿즈 시장은 팬들의 많은 소비를 기반으로 점점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새로운 상품시장, 20대 구매율로 증명하다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아이돌 굿즈의 구매량이 대폭 상승했다. 공동할인구매 업체 ‘티몬(TMON)’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수)부터 12월 26일(화)까지 약 2개월 동안의 20대 소비자가 구매한 아이돌 굿즈의 매출은 전년 대비 965%, 30대 소비자 매출은 442% 증가했다. 남효림(법 18) 학우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로고가 새겨진 상품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사게 된다”며 “좋아하는 아이돌과 관련된 상품을 구매했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0대 팬들의 ‘구매 후 자기 만족’이 아이돌 굿즈 시장의 확대에 영향을 준 것이다.

확대되는 아이돌 굿즈 소비시장에 힘입어 굿즈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6월, 특정 아이돌과 은행이 협업한 상품이 출시됐다. 해당 은행은 새로이 적금을 든 고객에게 아이돌의 사진이 담긴 통장과 카드를 발급해주는 행사를 기획했다. 일반적인 은행의 경우 한 해에 3만 계좌가 신설되지만, 굿즈가 출시된 지 넉 달 만에 해당 은행에는 12만 개의 계좌가 신설됐다. 김지윤(체육교육 18) 학우는 “계좌를 개설하는 동시에 좋아하는 아이돌의 굿즈도 가질 수 있었다”며 “이런 홍보 전략은 팬과 은행이 상생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굿즈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흔히 볼 수 있다. 

국내 아이돌 굿즈 종류는 크게 공식 굿즈와 비공식 굿즈로 나뉜다. 공식 굿즈는 연예 기획사가 당사 아이돌의 정체성을 반영해 제작한 상품이다. 반면 비공식 굿즈는 연예 기획사가 직접 제작하지 않은 모든 아이돌 굿즈를 뜻한다. 상업적 목적을 취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비공식 굿즈는 팬에 의해 제작된다. 

공식 굿즈는 연예 기획사의 주체 하에 팬들에게 판매된다. 내부 회의를 거쳐 제작된 아이돌 굿즈는 기획사가 관리하는 공식 상점에서 볼 수 있다. 예시로 ‘YG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빅히트(Big Hit)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온라인에서 각각 ‘YG Eshop’과 ‘빅히트샵(Big Hit Shop)’이라는 굿즈 매장을 ‘SM 엔터테인먼트’는 오프라인에서 ‘SM아티움’이라는 대형 굿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은 당사 아이돌 팬을 대상으로 많은 공식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소비부터 기부까지 아이돌을 상징하다
굿즈는 한 문화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장 연구원은 “굿즈는 문화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며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할 때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문화 자체의 파급력보다 굿즈로 인해 홍보된 아이돌의 이미지로 인한 파급력이 크다”며 “굿즈로 인한 아이돌 팬 문화의 발전은 위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초기의 공식 굿즈는 다소 종류가 빈약했다. 응원도구가 주요상품이며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굿즈는 드물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장민지 연구원은 “팬들은 응원봉을 넘어 물잔같이 일상에서도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굿즈를 바랐다”며 “이런 수요를 받아들이며 공식 굿즈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고 그 계기를 설명했다. 

 공식 굿즈에 비해 비공식 굿즈의 경우 제작에 제약이 없어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하다. 장 연구원은 “여러 종류의 굿즈를 찾는 팬들이 많다보니 굿즈 시장의 대부분은 팬이 만든 비공식 굿즈가 차지한다”고 말했다. 비공식 굿즈의 경우 팬이 직접 굿즈를 제작하기에 폭넓은 굿즈의 생산이 가능하다. 장 연구원은 “굳이 연예 기획사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원하는 굿즈를 생산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언제든 제작업체에 주문해 원하는 굿즈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공식 굿즈는 대개 팬들의 애정을 바탕으로 제작돼 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특정 아이돌의 팬인 남 학우는 “비공식 굿즈가 공식 굿즈보다 외적인 측면에서 더 마음에 든다”며 “팬의 입장에서 원하는 바를 잘 반영했기에 개성적인 굿즈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아이돌 굿즈는 팬덤 내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다지는 데 효과적이다. 팬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상징하는 굿즈를 공유하며 유대감을 쌓는다. 타인과 같은 물건을 사용하며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한다는 느낌을 즐기는 것이다. 김혜지(법 18) 학우는 “좋아하는 아이돌과 유사하게 제작된 인형을 다른 팬과 공유할 때 유대감을 느낀다”며 “인형 뿐만 아니라 우연히 같은 굿즈를 가진 사람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들은 본인이 응원하는 아이돌과도 유대감을 느낀다. 팬들은 아이돌을 닮거나 상징하는 물건을 가까이 두고 일상을 함께한다. 김혜지 학우는 “굿즈를 통해 응원하는 아이돌과 가까워진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판매된 아이돌 굿즈의 수익은 기부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예시로 특정 아이돌과 ‘유니세프(UNISEF)’가 협력해 기부를 진행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방탄소년단과 빅히트는 ‘LOVE MYSELF’ 기금을 구축해 2년간 ‘LOVE YOURSELF’ 시리즈 앨범 판매 순익의 3%, 캠페인 공식 굿즈 판매 순익 전액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ENDviolence’ 캠페인을 지원하고 있다. 김지윤 학우는 굿즈를 구매함으로써 캠페인에 참여했다. 김지윤 학우는 “갖고 싶은 굿즈를 사는 것으로 기부효과까지 누렸다”며 “앞으로도 이런 캠페인이 자주 기획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희소가치의 악용, "아이돌 팬을 노려라"
한편 이런 굿즈 문화가 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만은 아니다. 아이돌에 대한 팬들의 응원이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때가 있다. 김혜지 학우는 “아이돌의 상징이 담겼다는 이유로 상품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가격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상품을 보면 의무적으로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원가에 과도하게 금액을 추가해 굿즈를 재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그 사례로 한정판 아이돌 인형을 들 수 있다. 김 학우는 “원가가 13,000원인 아이돌 인형이 100,000원에 팔리는 것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종종 봤다”며 “해당 인형이 인기가 많을 때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굿즈로 인한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장 연구원은 “희소성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있어왔다”며 “이는 고질적인 양도문화의 문제일 뿐 본질적으로 굿즈문화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굿즈 ‘대리구매’ 사기가 존재한다. 대리구매란 본인의 부탁을 받고 상대가 대신 굿즈를 구매해 본인에게 넘겨주는 형식의 거래다. 대개 부탁을 할 때 굿즈의 액수만큼 상대에게 입금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가 돈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남 학우 역시 이와 같은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 남 학우는 “특정 굿즈의 대리구매를 부탁하며 일정 금액을 입금했더니 그 뒤로 상대와 연락이 끊겼다”며 “이런 일은 빈번하게 발생해 암묵적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돌 굿즈로 인한 저작권 침해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돌의 상징을 이용한 비공식 굿즈 중 해당 아이돌의 기획사에 허가를 받아 제작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이돌의 정체성 역시 엄연한 기획사의 창작물이다. 본교 문선영 법학부 교수는 “원작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만든 창작물을 이용하는 것은 2차 저작물 작성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팬들은 저작권 침해를 우려하면서도 무심코 비공식 굿즈를 구매한다. 이는 팬의 소비 신뢰를 자극하는 비공식 굿즈의 특성 때문이다. 김 학우는 “원작자의 허락 없이 만들어진 굿즈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팬의 취향이 반영된 비공식 굿즈를 보면 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아이돌 굿즈를 ‘양날의 검’에 빗대어 표현했다. 아이돌 굿즈의 순기능도 많지만 역기능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굿즈를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따라 초래되는 결과는 상이하다. 날이 갈수록 아이돌 굿즈 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는 전보다 많은 선택지를 누리게 됐다. 어떤 이의 소비는 팬 문화의 건강한 발전을 부를 수 있고, 어떤 이의 소비는 잘못된 굿즈 소비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 중 더욱 올바른 결과를 부르는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 

   
 

임윤슬 기자 smplys9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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