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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기사승인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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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숙케치]

   
 

“이제는 애들이 우리 안 따라오겠지? 아마 이게 마지막일 것 같아.”
나와 오빠가 훌쩍 커버리고 나서는 첫 여행으로 가족 모두 홍콩으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2019년의 시작에는 가족 모두가 작년의 겨울에서 다시 돌아온 겨울까지의 시간들로 지쳐 있었을 뿐더러 발로 뛰어 고생하며 관광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패키지여행을 택했다. 
1월말의 홍콩은 다행스럽게도 습도가 높아 ‘냉방 시설밖에 없다’고 하는 평소 홍콩과는 다르게 날씨가 선선하고 좋았다. 밤에는 빛을 내며 자신을 뽐낼 빼곡한 건물들 위로, 구름들은 마치 솜이불 속을 꺼내 놓은 것 같았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머리의 잔생각을 날려주는 느낌을 받았다. 
새학기 맞이를 이유로 나는 부쩍 옷을 사는 일에 들뜨고 마음이 급급해져 있었다. 여행가기 전 별다른 사전 공부 없이 어머니께 홍콩이 쇼핑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를 들은 나는 홍콩 IFC몰에서의 쇼핑에 큰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홍콩은 모든 곳이 면세라서 한국의 일반 백화점보다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건 주로 명품관이었다.
괜히 반딱반딱 윤이 나는 쇼핑몰 대리석 바닥에서 헤매며 살만한 것들을 탐색하는 것보다 난 울퉁불퉁한 바닥에 서 가족들이 나눈 웃음을 더 기억하게 된 것 같다. 영국의 흔적이 남아있는 빅토리아 피크를 지나가는 열차인 피크트램의 급경사를 역방향으로 즐기면서 나눈 웃음, 8도가 기울어진 호텔에 머물면서 가족끼리 맥주 한 잔의 추억 그리고 같이 있어서 나눌 수 있었던 소소한 재미들.
귀국하기 위해 홍콩 첵랍콕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스쳐지나가는 멋진 야경을 바라보면서 눈에 담기엔 무언가 모자라다고 느꼈고, 이 여행의 마무리까지 이 야경을 어딘가에 보관하고 싶었다. 다시 다가갔을 때 홍콩 여행과 그 풍경들이 생각날 수 있는 사물함으로, 난 중국어로 된 가요를 골랐다. 첫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한껏 멋지게 꾸미고 오셨던 가이드 할아버지의 말은 일단 한쪽에 밀어두고 맨 뒷좌석에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던 내가 여행의 대미로 맞이하게 된 건 어이없게도 코피였다. 워낙 여행 전까지 집에서 어두침침한 와식 생활을 하고 있던 내게 갑작스런 활동이 좀 무리였는지 코피는 공항에 도착해서야 멈췄고 비행기를 타고 나선 바로 잠의 신, 히프노스를 따라갔다.

 

의류 19 신채리

숙대신보 shinbosa@sm.ac.kr

<저작권자 © 숙대신보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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