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지난 숙대신보(1373호)는 학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현안과 행사, 논쟁을 다룬 시의성 있는 기사들이 많아 여러 제약 속에서도 교내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려는 취재진의 땀과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을 지적하면 먼저, 2면의 노동조합 인터뷰 기사와 페미니즘 간담회 행사 기사에 “해당 기사는 본지의 입장과 무관합니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안내 문구가 들어간 것이다. 이런 표지는 일부 기성 언론에서 외부 필진이 쓴 칼럼의 논조와 자사 입장을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곤 했으나 이제는 사라진 관행이다. 더구나 의견이 아닌 사실 보도에 본지 입장이 아님을 언급하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인상을 줄 뿐이다.

좋은 기사는 독자를 배려하는 친절한 기사다. 그런 점에서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대표의 인터뷰는 그의 성격과 가치관, 활동 등 궁금한 점을 두루 잘 짚어가며 매끄럽게 정리한 수작이었다. 그러나 학우들에게 필요할 때 해당 기관을 이용하라고 권유하면서도 정작 전화번호는 표기하지 않았다. 박소진 아시아여성연구원장과 ‘이주의 숙명인’ 인터뷰에서 대상자의 사진을 넣지 않은 것 역시 세심한 배려가 아쉬웠다. 3면 ‘청년기본법 얼마나 알고 있나요?’ 기사는 입법을 앞둔 새 법안의 주요 내용을 풀어줄 것 같은 기사 제목과 달리 내용에는 법안 설명이 전혀 없어 의아했다.

서로 다른 가치와 생각의 조화로운 동거가 절실한 요즘 ‘솔솔한 대화’ 코너에서 학생 대표 선거운동 포스터에 후보자 약력을 표시하는 방식에 관한 논쟁을 소개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흥미로웠다. 같은 맥락에서 교내언론이 가시적 현상과 행사를 중심으로 보도하다 보면 특정 이슈가 과다 표출돼 구성원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직면하기 쉽다. 새로운 시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주제의 다양성을 놓치지 않는 중용의 미덕이 필요하다.

독자위원 배정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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