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새하얗다. 정말 조그마한 도시에 볼 거라곤 석회 언덕과 온천, 히에라폴리스 단 두 개의 유적지뿐이다. 그렇지만 터키에 왔다면 꼭 가봐야 할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니즐리라는 꽤 큰 도시에서 돌무쉬라는 미니버스를 타고 20분쯤 달려 파묵칼레 마을로 들어올 수 있었다. 석회 언덕을 오르는 방법은 남문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법과 북문에서 내려다보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북문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남문으로 향했다.

입장하기 전, 하얀 석회 언덕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신발을 반드시 벗어야 한다. 양말은 꼭 벗지 않아도 되지만 언덕에 물이 흐르기 때문에 벗는 걸 권장한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은 겨울임에도 따뜻했다. 하늘의 색깔에 따라 석회 언덕에 담긴 물빛이 바뀌어서 더 예쁘다던데, 아쉽게도 우리가 간 날은 흐린 날씨였다. 하늘의 색깔은 우중충한 잿빛이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것처럼 ‘인생샷’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석회 언덕의 하얀색, 물의 하늘색, 하늘의 회색이 오묘하게 섞인 모습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여행의 이상 뒤엔 현실이 있다. 터키의 겨울은 꽤 춥다. 맨발로 소금 언덕을 오르는 건 꽤 고된 일이었다. 게다가 깜빡하고 신발을 담을 봉지를 가져갔어야 했는데 가져오지 않아 고린내 나는 신발을 가방에 욱여넣었다. 석회 언덕을 다 오르고 신발을 신기 위해 가방을 열었는데 쉰내 덕에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관광객은 보통 북문에서 석회 언덕을 내려다보는 관광을 하는데, 우리는 남문에서 북문으로 거슬러 올라간 특이한 케이스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남문을 통해 두 발로 열심히 올라가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훨씬 값진 경험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했다.

파묵칼레가 있는 터키는 베트남이나 대만처럼 한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지도 않고 국내 여행객이 많은 나라는 아니다. 그렇지만 전통이 깊고 넓은 땅을 가진 만큼 터키엔 다양한 매력이 있다. 터키를 여행하며 5개 도시를 방문했는데,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터키가 깊은 인연이 있기에 터키 사람들은 아주 정겹게 여러분들을 맞아줄 것이다. 터키의 여러 여행지 중 이곳, 파묵칼레를 꼽은 이유는 자연의 신비로움에 압도된 기분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조금 색다른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터키, 파묵칼레로 떠나보자!

                                                            컴퓨터과학 18 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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