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문화]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OTT 수요급증은 영화 시장에 큰 타격을 줬다.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양질의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영화관에서 개봉 예정이던 작품까지 OTT를 통해 공개되며 영화관의 존재는 더욱 희미해지는 듯했다. 코로나19가 거의 종식된 현재, 영화관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영화관의 회복은 코로나19 종식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영화관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코로나19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관을 존재하게 하는 힘과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 영화관이 택한 전략은 무엇일까.

영화관을 전시관으로 - ‘메가박스’의 ‘시네도슨트(Cine Docent)’
해외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본 사람이라면 전시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한 적이 있을 것이다. 유명한 그림은 많은 인파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작품의 의미와 배경을 몰라 답답하기도 하다. 이러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위해 ‘메가박스’가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이 있다. 바로 예술 작품을 영화관 스크린으로 보여주며 작품을 해설해 주는 ‘시네 도슨트’다. 시네 도슨트에선 세계 명작을 고성능 대형 화면으로 보여주며 관객에게 양질의 경험을 선사한다. 시네 도슨트는 전석 매진 되는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관을 색다르게 활용해 관객이 영화관에 더 관심을 갖게 만든 것이다. 또한 영화관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고 활기를 되찾도록 돕는다.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 - <탑건>
지난해 유행한 영화 <탑건>을 기억하는가. 탑건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으로 누적 관객 천만을 달성하며 극장에서 볼 맛 나는 영화로 입소문을 탔다. 대중들에겐 접근성이 좋은 OTT가 편리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것에 지쳤던 것 같다. 이제 그들은 집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관객은 풍성한 음향과 대형 화면으로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웅장함과 쾌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것이 바로 영화관이 지금까지 존립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사람들은 영화를 볼 공간을 선택할 때 집에서 잔잔하게 볼 영화인지, 혹은 영화관에서 즐길 영화인지 고려한다. 영화관에서 매력이 2배인 작품이 있는 한, 영화관은 충분히 자신만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아직 영화관은 문화생활에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비록 수많은 OTT와 디지털 서비스가 있지만 영화관은 그들이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본연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영화관은 대중문화 생활 속에 깊게 자리할 것이다.

송예람(문화관광 23)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