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문화]

(사진제공=민영뉴스통신사 우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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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인공인 작곡가 ‘로저’는 과거를 돌아보고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를 두려워하는 인물이다. 병에 걸려 죽어가는 로저는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남길 수 있는 노래를 찾고있다. 여자주인공 ‘미미’는 그의 앞에 나타나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오직 오늘뿐이라 말하며 사랑을 갈구한다. 뮤지컬 <렌트>는 외면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결국 사랑을 택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다.

뮤지컬 <렌트>는 1990년대 미국 슬럼가에 살고 있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곡가 조나단 라슨은 예술가 친구의 삶을 기반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각색해 공연을 제작했다. 뮤지컬 <렌트>는 브로드웨이의 반항아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을 울렸다. 하지만 조나단 라슨은 공연 하루 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렌트> 공연을 직접 볼 수 없었다. 죽어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남겨줄 노래를 찾던 주인공 ‘로저’의 소원은 불안과 강박에 휩싸인 삶을 살았던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소원일지도 모른다.

이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헤즈(heads)’란 특별한 이름이 있다. 헤즈가 뮤지컬 <렌트>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 공연이 젊음을 노래하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의 등장인물은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고 과거의 자신을 질타한다. 관객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등장인물에게 자신의 젊음을 투영한다.

뮤지컬 <렌트>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과감히 보여준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며 무대 위에서 젊음의 에너지를 쏟아낸다. 등장인물의 흔들리는 감정선과 대사에서 하루하루 위태로웠던 그들의 감정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공연은 ‘미완의 유작’으로 평가받는다. 미완성된 공연에서 거칠고 투박했던 젊은 예술가의 삶을 더욱 잘 볼 수 있다. 뮤지컬 <렌트>에선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 대신 록밴드의 기타 반주가 들린다. 동일한 음악에서조차 다른 말을 전하는 가사는 관객에게 혼란을 준다. 조나단 라슨과 동료 예술가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바로 관객이 느끼는 혼란일 것이다. 그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며 오늘과 현재, 그리고 지금에 충실해보자.

LCB외식경영 22 황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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