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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의 시작, 란덴열차로 떠나는 교토

기사승인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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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하자마자 떠난 여행이었다. 기숙사에서 가져온 짐을 풀기도 전에 여행 가방을 싸고 교토로 떠났다. 이번 여행의 동반자는 대학교 첫 룸메이트 언니였다. 잠들기 전 잠깐 나눴던 대화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바로 비행기를 예매했다. 하지만 그 후 밀려오는 과제와 시험으로 정작 아무런 계획을 짜지도 못한 채 비행기를 타게 됐다.

사실 무계획 여행의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나였다. 교토라면 고등학교 때 몇번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딱히 계획이 없어도 잘 다닐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자만심 때문이었을까, 처음 여행을 왔을 때보다 실수가 잦았다. 버스를 잘못 타고, 수없이 길을 헤맸다. 하지만 신기한 건 길을 잃을수록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교토의 모습을 볼 수 있던 것이다. 걸어서 조금만 가면 새로운 문화지들이 존재했고, 우리는 뜻밖에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뜻밖의 여행에서 가장 기억 남는 것을 한 가지만 말해보자면, 바로 노면전차를 타본 것이다. 일본은 아직도 일부 구간은 노면전차가 다닌다. 운 좋게도 우리가 가려고 했던 신사까지는 ‘란덴열차’라 불리는 노면전차가 다니고 있었다. 계획을 철저히 짜놓은 것도 아니고, 시간에 쫓기는 여행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어느 곳을 어떻게 갈지는 어제든지 바뀔 수 있었다. 이건 그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은 ‘키타노텐만구’라는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였다. 키타노텐만구로 가려면 중간에 한 번 전차를 갈아타야만 했다. 내려서 반대편 플랫폼으로 가야 했는데, 그 길을 찾느라 또 몇 번을 헤맸다. 결국 서툰 일본어로 역무원분께 도움을 청했다. 간이역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사진 속에는 일본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담겨있었다. 노면전차는 창문을 마주 보며 앉는 식의 긴 좌석이었다. 생각보다 조금 빠르게 달려서 조금 놀랐다. 맞은 편으로 보이는 창밖의 풍경이 아직도 선명하다. 비가 그친 뒤 조금씩 보이는 햇살 아래로 푸른 녹음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했다. 그리고 나는 그때, 그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여름방학의 시작이 왔음을 느꼈다.

 

일본 18 김유진

숙대신보 smplsr96@sm.ac.kr

<저작권자 © 숙대신보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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